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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진화심리학으로 사회 현상 이해하기 : 지능의 역설 리뷰

by 디자이너 재영 2022. 8. 8.

지능의 역설 책 커버 사진
책 커버

 

 

 

 

핵심요약

일반 지능이 낮은 사람일수록 '자연스러운' 원시적인 행동을 한다.

반대로 지능이 높을수록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한다.

 

(1) 진화심리학은 진화에 의해 만들어진 심리 메커니즘을 말한다.

(2)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한다.

(3) 반대로 지능이 낮은 사람들은 익숙했던 생활 방식을 벗어나기 힘들다.

(4) 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진화론적 상식'에 의존하지 않는다.

 

 


 

 

가치 판단과 다른 실제 진실

 

 

 

그렇다 VS 그래야 한다

 

이 책은 아주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다. 일반 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반 지능, 즉 IQ에 대해서 굉장히 익숙하지만, 실제로 IQ를 얘기하기에 적절한 사회 분위기를 가지고 있진 않다. IQ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가는, 차별주의자 얘기를 듣기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IQ를 기준으로 교내의 학습하는 반을 나눈다면 어떻게 될까? 엄청난 사회적 지탄을 받을게 틀림없다. 특정 인종이 더 IQ가 높다고 말한다면? 역시나 차별주의자 얘기를 들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지능의 수준에 따라서 행동 양식이 바뀐다(일반적으로)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쓰는 건 학자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려가 많은지 책 앞 부분에 사실과 가치 판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할애했다.

 

2001년 10월 15일 워싱턴 DC에 위치한 싱크 탱크 '미국 기업 연구소' 건물 앞에서 정치학자인 찰스 머레이는 온화한 목소리로 내게 이렇게 말했다. "결국 어떤 식으로 일을 할지, 그러니까 세상의 압력에 굴복할 것인지 아니면 아무리 비난받더라도 진실을 추구할 것인지는 자네가 스스로 선택해야 돼."

또 본인의 의견이라면서 "진실을 말하지 않는 인생이나 경력은 아무런 값어치가 없어."라고 덧붙였다.

당시의 나는 아직 어리고 경험도 없고, 대학에서 계속 일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알 수 업속, 겁이 많아 그가 하는 말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의 말이 옳았음을 안다. 갈릴레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할까.

[지능의 역설] p.18

 

작가가 얘기하는 아주 중요한 지점은 '일반 지능 = 인간의 가치'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IQ가 높은 사람을 선망하고 부러워 한다.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일반 지능은 거의 몸무게처럼 그냥 개인이 가진 특성 중 하나이면서 그 특성이 어떤 가치를 나타내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심지어 일반 지능이 높음으로써 갖는 단점도 함께 소개한다. 

 

 

여기서 미리 말해두겠다.

이 책에서는 나를 포함해 다양한 과학자의 생각과 이론을 소개하지만 그 많은 수는 실제로 부도덕하고 역겨우며 우리 이상에 반하는 것으로 사람에 따라서는 불쾌하게 느낄 것이다. 나 역시도 무척이나 불쾌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능의 역설] p.57

 

 

 


 

 

2가지 논리적 오류, 자연주의와 도덕주의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앞서서 책에 나오는 내용 2가지 개념을 소개하려고 한다. 책의 전체적인 흐름을 따져봤을 때는 중요도가 높다고 말할 수 없다. 그래도 굳이 2가지 개념을 소개하려고 하는 이유는 '앞으로의 쓸모' 때문이다. 이 책을 제외하고서라도 앞으로 받아들일 여러 가지 개념이나, 사회에서 익히 사실이라고 알려진 내용들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고도화 되면서 2가지의 판단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바로 도덕주의와 자연주의다. 

 

 

 

자연주의 : 사실 -> 도덕 가치
도덕주의 : 도덕 가치 -> 사실

 

 

 

자연주의는 '사실이 ~하니, ~해야 한다.'라고 팩트에서 가치 판단으로 빠지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반대로 도덕주의는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이 ~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종에는 유전자 차이가 있으니(사실) 받는 대우도 달라져야 한다.(도덕가치)' 라고 판단하는 것은 자연주의다. 반대로 '인종 간에 차별을 하는 것은 옳지 않으니(도덕 가치) 인종 간에 유전자 차이는 없다.(사실)'라고 판단하는 것은 도덕주의인 것이다. 

 

 

지능의 역설 안에서 자연주의 도덕주의 설명 그림
자연주의와 도덕주의

 

 

이런 예시들은 한번 익혀두면 일상 속에서 정말 빈번하게 발견할 수 있다.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는 여러 사건들이나, 정치인들의 행보를 보면 그렇다. 사실이라고 되어있지만, 작성자의 의견이 묻어 있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사실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위대한 능력(모든 것들의 상위에 있는)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는 사실을 기반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여러가지 사회적 맥락이나 상황을 고려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의도적으로 어떤 전략이나 기술을 사용하고자 할 때, 사실을 구분하는 능력은 꼭 필요해질 것이다.

 

 

 

그래야 사회과학적으로 사람들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능의 역설

 

자, 책의 중점 내용으로 돌아와서, 지능의 역설이 말하는 메인 주제는 이렇다.

 

지능의 역설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우리 조상들의 환경에는 없었던, 진화의 관점에서는 새로운 기호와 가치관(즉 조상들과는 다른 기호 및 가치관)을 갖기 쉽다. 그러나 조상들의 환경에도 있었던, 진화의 관점에서는 당연하고 익숙한 기호와 가치관(즉 조상들과 같은 기호 및 가치관)을 가질지는 일반 지능과 관계가 없다.

[지능의 역설]  p.135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사회의 발달은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사회의 발달이 오래전부터 이루어졌다는 것은 지극히 인간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뇌는 그 속도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뇌가 진화적으로 발달하는 속도보다 사회가 발달하는 속도가 훨씬 빠른 것이다. 그런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라지는 사회의 발전을 따라잡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을 지능이 높다고 판단한다. 그에 반해, 사회가 발달했음에도 원시적인 생활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을 일반 지능이 낮다고 판단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일반 지능이 높고 낮음에 따라서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활동들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인간의 번식에서는 유의미한 관계가 나오지 않았다. 종을 유지하는 데에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오래전부터 가져온 생활 습관에 반한다 = 일반 지능이 높다

 

 

책에서 말하는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인간이 원시인일 시절부터, 즉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는 습관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은 지능이 높다. 왜냐하면 일반 지능이 높을수록 새로운 관습을 잘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수학공부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한다거나 하는 것은 원시적인 관점에 봤을 때 자연스러운 행동은 아니다. 그 시대에 생존하는 데에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8가지 질문을 던지고, 진화심리학적으로 답변을 준다.

 

(1) 보수주의자보다 진보주의자 쪽이 지능이 높은 것은 무엇때문인가?
(2) 신을 믿는 사람보다 믿지 않는 사람 쪽이 지능이 높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3) 지능이 높은 남성일수록 한 사람만 사귀는 경향이 강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리고 지능이 높은 여성에게는 그런 경향이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4) 아침형 인간보다 저녁형 인간 쪽이 지능이 높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5) 왜 동성애자는 이성애자보다 지능이 높은 것인가?
(6)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7) 왜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술을 많이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가?
(8) 왜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결국 인생에서 실패하는 것일까? (번식)

[지능의 역설] p.11(목차)

 

 

자, 지능이 높을수록 자연스러운(더 원시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했을 때, 위 질문들을 토대로 이렇게 추론이 가능하다. 보수주의자가 되는 것이, 신을 믿는 쪽이, 여러 명을 사귀는 것이(남성 한정), 아침형 인간으로 사는 것이, 이성애자인 편이, 클래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쪽이, 술이나 담배, 약물을 하지 않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책에는 수많은 연구를 통해 이 사실들을 입증하고 있다. 그 가운데 완전히 증명되지 않은, 아직 연구 중인 내용도 종종 끼어있지만, 대체로 저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실증적으로 논의한다. 

 

 

 

그 가운데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4)의 질문에서 아침형 인간보다 저녁형 인간 쪽이 지능이 높은 것에 대한 설명을 하면 이렇다.

 

원시인은 인공적인 조명이 있지 않은 때부터 생활해왔다. 게다가 밤에 사물을 잘 판단할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그래서 야심한 밤에 동굴 밖으로 나가는 행위는 정말 위험했다. 지구에 있는 대부분의 문화에서, 원시인은 아침형 인간으로 살아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인간과는 반대로 많은 생물들이 밤이 늦은 때에도 사물을 판단할 수 있는 야행성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밤에 주로 활동하는 인간은 생을 마감할 확률이 높았다.

 

그런데 현재는 어떠한가. 조명이 발달되어 밤늦은 시간까지도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포식자에게 위협당하지 않을 만한 집도 가지고 있다. 야행성으로 지내도 괜찮은 것은 새롭게 생긴 생활 습관이다. 새로운 생활양식을 잘 받아들이는 사람은 일반 지능이 높다.

 

 

*이 내용은 책의 내용을 편집적으로 요약한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을 이해하는 힘

 

우리는 흔히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행동할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바탕으로 생각해 봤을 때, 일반 지능이 낮은 사람의 특성을 보면 인간이 아주 오래전부터 생활해온 방식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패턴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왜 저 사람은 저렇게 행동할까? 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게 된다. 더 구체적으로 '아, 저 사람은 진화심리학적으로 이런 패턴에 의해서 저렇게 행동하는구나'라고 스스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이 '유의미한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했다. 사람을 이해하게 만드는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사건을 맞닥뜨렸을 때 자연스럽게 그 원인을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사고를 당하게 됐을 때, 우리는 '왜' 나에게 이 사건이 생겼는지 궁금해한다. 범죄에 연루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자연스럽게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가 마주할 여러 가지 사건에 대해서 진화심리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나에게 생긴 일이나, 내가 하는 행동들, 그리고 엿볼 수 있는 삶의 패턴들이 어디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글은 가나자와 사토시 작가가 쓴 [지능의 역설]이라는 책을 읽고, 책 일부와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더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지능의 역설

2012년 지능의 사생활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된 이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The Intelligence Paradox가 지능의 역설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저자는 지능의 본질에 대해 사람들이 흔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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